잊혀진 진실; 익숙해진 진실#

흔히 이젠 잊었어 그래서 아무렇지도 않아 말한다. 전에는 평생 잊지 못할 사건이었고 인생의 모든 걸 결정하는 분기점이었던 사실들이 시간이나 상황이 지나면서 무덤덤해졌을 때 하는 얘기이다. 하지만 웬지 일부러 괜찮다고 말을 하는 것은 아직 잊지 못하고 있다는 자각증세이다. 아마 정말 잊었다면 그런 말 조차도 나오지 못할 정도로 기억의 저 뒤안편에서 수북한 먼지 속에 이미 그 모습을 잃어가고 있을테니까.

혹은 이렇게 묻혀있던 정말 잊었던 사실들이 어떤 계기로 불거져 나왔을 때, 이걸 다시 파묻으려는 주술이 바로 '이젠 잊었어, 아무렇지도 않아' 일 것 같다. 지금 누리고 있는 이 익숙해진 사실과 서로 충돌하는사실들이 다시 떠오를때 우리는 이 주술을 읊조리게 된다. 그 충돌이 심하여 아픔이 되기 때문에 애써 잊어진 사실들을 다시 묻으려는 것이다.

어쩌면 옛날의 진실들이 잊혀질 수 있는 건 그러고 싶은 나의 의식에 의해서가 아니라 지금 현재 진실이 더 다급하고 중요해지면서 서서히 그 설 자리를 스스로 잃어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. 따지고 보면 내가 잊고 싶다고 해서 잊어질 수 있는 것들은 없어보인다. 우리의 마음이 그리고 정신이 그렇게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.

Tuesday, May 01, 2007 8:00:30 AM (Eastern Standard Time, UTC-05:00) #    Comments [1]  |  Trackback

 

All content © 2009, Young T. Kim
On this page
This site
Calendar
<May 2007>
SunMonTueWedThuFriSat
293012345
6789101112
13141516171819
20212223242526
272829303112
3456789
Archives
Sitemap
Blogroll OPML
Disclaimer

Powered by: newtelligence dasBlog 1.9.6264.0

The opinions expressed herein are my own personal opinions and do not represent my employer's view in any way.

Send mail to the author(s) E-mail

Theme design by Jelle Druyts


Pick a theme: